2025. 5. 3. 23:18ㆍ음악
가장 좋아하는 밴드를 묻는다면, 나는 Coldplay라고 답할 것이다.
처음 Coldplay를 만난건 중학교 시절,
음악의 제목도, 가사의 의미도 잘 몰랐던 때였다.
애플 제품을 너무 갖고 싶어하던 지독한 꼬마 앱등이였던 나는,
iPod Nano에 맥북 프로 소개영상을 담아 하루에도 몇번씩 돌려보곤 했다.
그 영상의 배경에 쓰인 노래가 Coldplay의 Paradise 였다.
아 이 노래도 Coldplay 였어?
도서관에서 매번 함께 공부하던 친구가 Viva La Vida 를 추천해줬다.
노래를 들어보니 익숙한 멜로디였다.
"아, 이 노래도 Coldplay 였다고?"
그날 이후, 하나씩 Coldplay의 음악을 찾아듣기 시작했다.
고3 여름, 갈 수 없었던 내한공연
2017년, Coldplay가 한국에 왔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하지만 그해 여름, 나는 고3이였다.
수능을 앞두고 있던 나는 공연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그때 마음속에 남은 아쉬움은 꽤 오랫동안 남아,
잊을만하면 다시 떠오르곤 했다.
2024년 헝가리에서..
대학교의 마지막을 달리던 무렵이였다.
"젊을때, 취업하기 전에, 한 번쯤은 유럽여행을 가야되지 않겠나" 라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다.
그리고, 유튜브에서 본 콜드플레이의 공연영상들은 그 이성의 끈을 놓기에 충분했다.
망설임 없이 헝가리 공연을 예매했다.
가장 먼저 입장하는 VIP 입장권. 40만원.
시험시간표까지 조정하며 공연에 맞췄다.
그 당시에만 할 수 있었던 낭만이 아니였나 싶다.
Fix You
정말 코앞에서 봤다.
Fix you는 특히나 내가 좋아하는 곡이다.
크리스 마틴의 전 부인, 기네스 펠트로의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위로하기 위해서 만든 곡이라고 한다.
그래서일까, 가사가 참 많은 위로가 된다.
그날의 벅참이, 40일간의 유럽 여행을 더 특별하게 시작할 수 있게 해주었다.
2025년 다시 한국에서..
사실 헝가리까지 공연을 보러간 이유는,
우리나라에서 현대카드가 콜드플레이 대신 브루노 마스를 데려왔다는 소식에,
앞으로 콜드플레이는 우리나라에서 못보겠구나 싶었기 때문이였다.
하지만,
놀랍게도 콜드플레이가 한국에 다시 왔다.
마지막 앨범 투어라는 말을 듣고, 주저할 새도 없었다.
사진은 많이 찍지 않았다.
헝가리에서 충분히 다 담았으니까.
이번엔 친구랑 같이 간 김에 그저 마음껏 즐기기로 했다.
Sky Full of Stars 가 흘러나올 때, 크리스 마틴이 중간에 멈추더니,
"우리 모두는 하나의 거대한 밴드고, 이번만큼은 폰을 내려놓고 즐기자"
는 멘트를 시작으로 몸을 온전히 맡겼다.
마지막 앵콜곡, Fix You 를 연주할 땐,
오히려 눈을 반쯤 감고 깊이 새기며 감상에 빠졌다.
참 많은 위로와, 즐거움과, 인류애를 느낄 수 있는 콘서트였다.
공연의 끝에 불꽃들과 함께 마주한 마지막 문구를 믿으며 살아가고 싶다.
BELIEVE IN LOVE